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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예하 무술년 하안거 해제법어   2018-08-23 (목)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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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종정예하 무술년 하안거 해제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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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當機一




 


句千古輝 (당기일구천고휘)요


臨機不變是丈夫 (임기불변시장부)로다


기틀을 당한 일구는 천년토록 빛남이요


위태로움에 다다라 변치 않아야 장부로다.




 


금일은 삼복폭염(三伏暴炎)의 하안거(夏安居) 결제를 마치는 해제일((解制)日)이라. 구순(九旬)의 날들을 유례(類例)없는 무더위 속에서 화두와 씨름하고 더위와 싸우면서 안거를 마치게 되었다.




 


추운겨울이 되어야 상록수(常綠樹)의 진가(眞價)를 알 수 있듯이, 금년의 무더위 같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정진일여(精進一如) 하여야만, 본인의 살림살이가 드러나고 공부의 진취(進就)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수행자라면 추위와 더위, 주림과 포만, 풍족과 궁핍 등 환경과 무관하게 정진에만 몰두하여야 할 것이다.




 


금년의 안거기간을 반추(反芻)하여 이 번 무더위에 과연 자신의 정진(精進)은 어떠했는지 돌아오고 또 돌아보아야 할 것이라.


이 더위에 화두가 순일하지 않았다면 죽음의 고통에 이르러서는 어찌 할 것인가! 혹서(酷暑)의 무더위동안 ‘이 더위가 지나면 가을에는 열심히 정진하리라’는 생각으로, 미루고 게으른 마음을 가졌다면 그 날이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다.


미루고 미루어서 오늘에 이르렀음에 다시 다음으로 미룬다면 어느 생에 다시 부처님 법을 만나고 심인법(心印法)을 만나서 대오견성((大悟見性)할 것인가.


내일도 기약하기 어려운 것이 인생(人生)이고 자연의 이치(理致)이다.




 


그러니 해제일 되었다고 화두를 내 팽개치고 정신없이 돌아다녀서는 아니 되며, 산천에 마음을 빼앗겨 화두를 걸망에 넣어두고 유랑(流浪)을 다녀서도 아니 될 것이라. 가일층(加一層) 분발심을 가지고 정진의 끈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라.




 


부처님의 진리는, 인간의 모든 허상(虛相)과 모든 유형지물(有形之物)을 타파해야만 진리의 참모습이 현전(現前)되는 법이다.


모든 번뇌가 다하고 참모습이 드러난 거기에는 상대(相對)가 다 끊어지고 없다. 거기는 영겁(永劫)토록 나고 죽고 변하는 법이 없다.




 


이 우주는 이렇게 있다가도 여러 억만 년이 지난 후에는 반드시 없어진다. 그리하여 거기에서 다시 이루어졌다가 또 없어지고 하는데, 우주가 이러한 성주괴공(成住壞空)을 낙동강의 모래알 숫자만큼이나 무수히 반복한다 해도, 조금도 변함이 없는 것이 이 진리의 살림살이이다.




 


그러니 이러한 진리의 살림살이를 수용하여 생사안두(生死岸頭)에서 자유인이 되고, 살활종탈(殺活縱奪), 여탈자재(與奪自在)의 수완을 갖춘 대자재인(大自在人)이 되어야 비로소 대장부 할 일을 다 해 마친 사람이라 하리라.




 


화두가 있는 이는 각자 화두를 챙기되,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이 화두를 들고 오매불망(寤寐不忘) 간절히 의심하고 의심해야 함이로다.




 


화두를 챙기고 의심을 쭈욱 밀어주기를 하루에도 천 번 만 번 반복해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한 화두의심 한 생각이 끊어짐이 없도록 혼신을 다해 참구해야 함이로다.



그렇게 혼신의 정력을 쏟아 무한히 노력하다 보면 문득 참의심이 발동하여 화두의심 한 생각만이 또렷이 드러나게 된다.


가나오나, 앉으나 서나, 밥을 지으나 청소를 하나, 일을 하나 잠을 자나, 일체처일체시(一切處一切時)에 화두 한 생각만 흐르는 냇물처럼 끊어짐 없이 흘러가게 된다.


이때에는 사물을 봐도 본 줄을 모르고 소리를 들어도 들은 줄을 모르게 되어 다겁다생(多劫多生)에 지어온 모든 습기(習氣)가 다 녹아 없어져 버리게 됨이로다.




 


이러한 상태로 몇 달이고 일 년이고, 시간이 흐르고 흐르다가 홀연히 사물을 보는 찰나에, 소리를 듣는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남과 동시에 자기의 참모습이 환히 드러나게 되는 것이로다.




 




 




 


중국의 당나라시대에 반산 보적(盤山 寶積)선사 밑에 보화(普化)존자라는 제자가 있었다. 보적 선사께서 임종(臨終)에 다다라 마지막 법문을 하시기 위해 상당(上堂)하여 대중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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