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불교마당월간 법문
제목 2014년도 추석법문   2014-09-11 (목) 13:27
글쓴이 산도사   3,567



불자여러분 반갑습니다.

올해는 유난히도 추석이 빨리 찾아왔습니다.
늦여름 더위가 채 가시지도 않은듯한데 어느덧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되었습니다.
한가위는 이웃과 조상 그리고 가족에게 감사를 드리는 날입니다.
요즘은 미워하지 않으면 감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은 미움 때문에 감사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미워하는 마음이 없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리 얼마나 마음이 평화롭겠습니까?
세상을 미워하고 나라를 미워하고 이웃을 미워하고 남을 미워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마저 미워하게 됩니다.

삼조 승찬 선사라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신심명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지도무난 유혐간택 단막증애 통연명백하리라.

“지극한 도는 어려운 것이 아니니, 다만 간택하는 마음을 꺼리느니
다만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저절로 도가 명백하리라.“ 하셨습니다.

신심명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부처님의 가르침을 축소해서 읆어 놓은 시입니다.
이 시는 마음 닦는 모든 분들이 가슴에 깊이 새기는 글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간택하는 마음을 꺼린다는 것은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고 분별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다 보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다가도 오래 가지 못하고 변하여 다시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미워하지도 사랑하지도 않는 마음이 얼마나 힘이 듭니까.
이 말은 정도에 지나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에 이르면 마음이 둥근 보름달과 같아 부처님을 닮게 되는 것입니다.
보름이라 하는 것은 “기운이 꽉 찼다“ 는 것인데 마음에 근심과 사랑이 있으면 얼굴이 보름달 같다는 표현이 그와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부처님의 미소를 닮아야 합니다.
부처님의 미소는 모든 세상의 근심과 번뇌를 초월하여 세상에 끌려 사는 얼굴이 아니라 세상과 더불어 살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입니다.

법구경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세.“

성 안내는 얼굴이 남에게 베푸는 제일의 공양으로 화안으로 상대를 대하면 상대도 마음이 기쁩니다.
또 부드러운 말 한 마디가 뭐라 말 할 수 없는 아주 미묘한 향과 같아
우리가 상대를 위해 마음이 편치 않아도 부드러운 말로 대하면 그것이 향냄새와 같이 오래 간다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환한 얼굴과 부드러운 말로서 서로를 대한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어려움들은 모두 사라질 것입니다.
올 추석이 우리 불자님들에게 서로를 배려하고 상호 감사의 마음을 지니고 전하는 뜻 깊고 풍성한 한가위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불기 2558년 추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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